노인과 바다라는 세계명작이 있다. 누구나 알고 또 내용도 대충 알고있는 소설이다. 여기저기 많은 인용이 되어 모르기도 힘든 그런 책이다.
실제로 내가 봤던 많은 책과 영화와 드라마에 등장한다. 특히 몇년전 내가 봤던 많은 작품에 정말 자주 언급이 되었다. 아마 그때쯤 나는 심리적방황으로 무척 힘들어서 그런 부류의 작품들을 무의식중에 많이 접하지 않았나싶다.
아무튼 결론은 문득 이 명작을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결심했고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다. 결국은 완독했지만 이 얇은 소설책은 무척 읽기가 힘들었다. 아마 여느 소설처럼 두꺼운 책이었다면 시작부분에서 깔끔하게 포기했을것이다. 어쨌든 얇았기때문에 억지로라도 끝까지 다 보긴봤다.
그때의 느낌은 이랬다.
"이게 왜 명작이지?" 갸우뚱...
그리고 그 억지로 몰아부치며 읽었던 시간이 아까울 지경이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벌써 몇년이나 지났는데 그 책이 문득문득 생각이 난다. 책읽기를 좋아해 많은 책을 읽었는데 유독 그 재미없었던 책이, 그 노인이 자꾸 생각이 난다.
이 책은 글이 술술 읽히게 화려한 재주로 쓰여지지도 않았고, 매력적인 캐릭터도 등장하지 않는다. 정말 우리주변에 재미없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 인물의 대단하지도 않은 며칠의 이야기였다. 성공담도 아니고 그렇다고 실패담도 아니다. 마지막에 대단히 큰 교훈을 얻거나 나머지 생이 바뀌거나 하지도 않는다. 노인은 계속 그런 인생을 살아갔을것이다.
작가는 정말 딱 필요한 부분으로만 소설을 구성했다. 내가 처음 도서관에서 이 유명한 책을 찾았을때 책의 얇은 두께에 놀랄정도로. 그런데 한살한살 나이먹으면서 그 노인이 조금씩 조금씩 이해가 되며 점점 그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놀라운 느낌을 경험한다. 그 노인은 정말 대단한 동기와 대단한 의지로 버텨낸게 아니었다. 처음 읽을때는 참 미련하네라고 생각했던 그 노인의 행동이 이제는 가슴으로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아마 해밍웨이도 이 소설을 쓰며 많은 고민을 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노인의 심리를 자세히 쓸려고 시도를 하지 않았을까.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다가 결국은 글로 표현하기 어렵다는걸 깨닫고 뼈대만 남기지 않았을까..
이제야 이 책이 왜 명작인지 이해가 된다. 내가 노인을 이해하게 됨으로써 나도 작가로부터 이해받은것 같은 신기한 상호작용도 경험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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