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가까이 있는 고기집이라 상호는 쓰지 않겠다;;
대신 갈비집이라고 부르자.
우리 회사가 위치한 이 동네에는 상가도 많고 회사도 많은데 이상하게 밥집이 별로 없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이 갈비집에서 점심먹는 손님이 많아졌다.
갈비집은 말그대로 주메뉴가 갈비이다.
저녁에는 고기먹으로 오는 손님들이 주를 이룬다.
문제는 저녁장사보다는 점심장사가 더 안정적이라는것이다.
점심을 회사돈으로 먹는 직장인들이 갈비를 먹을리가 없다.
점심메뉴로 주로 주문하는게 두루치기와 김치찌개.
주메뉴는 그렇다쳐도 문제는 반찬들이 한달이 지나도, 두달이 지나도 똑같다는것이다.
당연히 몇번 먹고나면 질린다.
그러다보면 다른 밥집으로 이탈을 한다는것이다.
우리는 개인적인 친분때문에 안갈수도 없는 상황이라 잠깐잠깐 이탈하고 다시 돌아온다.
하지만 다른 손님들은 어떨까..
어쩜 반찬이 이렇게도 변함없이 똑같이 나올까 항상 신기했다.
그러다 가끔씩 가뭄에 콩나듯 반찬이 한두가지가 다르게 나오면 손님들은 반색을 한다.
그 반찬들이 소진되면 또 원래 반찬구성으로 돌아가서 또 한동안은 질리게 먹어야 된다.
사장님은 항상 장사가 안된다고 하면서 수심에 차있었다.
손님이 적다고 시무룩해하시는 그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점심장사를 이렇게 하는데 손님들이 유지가 되겠나, 당연히 안되지.
이 갈비집은 사실 대단히 큰 변화같은것도 필요없다.
반찬도 매일 새로운걸 올려달라는것도 아니다.
적어도 일주일주기로 한번씩 반찬 한두가지를 다르게 구성하기만 해도 점심단골이 유지될것 같았다.
이동네에 워낙 점심식사를 해결할 식당이 별로 없다보니..
이 갈비집에서 거의 1년을 점심식사를 해결하고있는데 항상 똑같은 반찬에 (심지어 반찬은 많이 짠편이다;;) 항상 똑같은 사장님의 하소연을 듣다보니 처음의 안타까움은 슬슬 짜증으로 바뀌고있었다.
이딴 식으로 장사를 하면서 장사가 잘되기를 바라는 도둑놈심보같은게 느껴졌다고 해야 하나..
요즘 자영업자들이 다 어려운걸 안다.
다들 하루하루를 어렵게 버텨내고있다.
음식을 정성스레 하고 맛있는 식당도 장사가 안되어 가게를 접는 곳도 많을것이다.
그런데 이 갈비집은 이렇게 좋은 조건에서도 전혀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게 화가 나더라.
노력은 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손님이 알아서 들어오기만을 기다린다.
그럴거면 장사가 안된다고 하소연을 하지 말아야 된다.
노력을 하기는 싫은데 돈은 많이 벌고싶다.
이건 그야말로 도둑놈심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점심먹을데가 없는 불쌍한 주변 직장인들은 이 갈비집이 뭐 대단히 큰 변화를 해주기를 바라는것도 아니다.
식당답게 조금만 음식맛에 신경써주고 반찬구성에 신경써주기만 하면 귀찮게 점심마다 고민하지 않고 매일 먹으로 올텐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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