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한번 리뷰한적이 있는 커피숍이다.
개업파워로 손님이 많지만 아마 오래가진 못할거라고 예언(?) 했는데 기분좋게 빗나갔다.
얼마전 다시 한번 찾은 이 커피숍은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만석이었고 나는 장사가 잘된다는 정보를 알고있음에도 놀랄수밖에 없었다.
개업때는 메뉴도 별로 없었지만 많이 개선이 되었고, 빵도 종류가 많이 바꼈고 맛도 개선이 많이 됐다.
하지만 개선이 많이 된거지 여전히 커피맛집, 빵맛집 타이틀을 주기에는 한참 부족하다.
그렇다면 커피숍 인테리어인가하면 그것도 그저 중간정도지 특출나지는 않았다.
그래서 며칠을 계속 생각을 해봤다.
잘되는데에는 분명히 어떤 이유가 있을건데 그게 무엇일까.
나름 며칠의 고심끝에 설득력있어보이는 이유를 찾은것 같아 블로그에 끄적여본다.
이 커피숍은 작은 산위에서 단독건물로 운영한다.
2층짜리 건물로 옥상에서는 시내를 내려볼수 있다.
커피숍은 작은 산길을 따라 2분정도 운전하면 도착할수 있다. 걸어서 올라가면 아마 10여분 걸리는 거리다.
그런데 위치선정을 잘해서인지 몰라도 높지도 않은 산인데 큰길에서는 커피숍건물이 아예 보이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커피숍에 올라가면 큰도로가 아예 보이지 않는다.
즉 완벽히 분리된 독립적인 공간이 되어버린것이다.
이점이 내가 찾은 이 커피숍이 잘 되는 이유다.
우리는 살면서 가끔 일상에서 벗어나고싶어한다.
그래서 해외여행을 하고, 주말에는 국내여행을 하는식으로 잠시만이라도 일상에서 벗어난다.
보이지 않으면 마음이 덜 쓰이니까.
그런면에서 이 커피숍은 거의 완벽하게 이런 수요를 채워준다.
눈에 보이지 않으니 마음이 덜 쓰이고 잠시나마 고민에서 벗어날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가족끼리 온 손님들이 많았다.
테이블 하나를 차지해놓고 가끔은 옥상에 올라가 경치를 보기도 하고 테라스에 나가 바람을 쐬기도 한다.
그 모습은 한자리에 가만히 앉아 조용조용 얘기를 나누는 일반 커피숍하고는 완전히 다르다.
여기는 시끄럽다.
눈치보지 않고 얘기를 막 나누며 눈치보지 않고 막 돌아다닌다.
그래도 사람들이 서로 불편해하지 않는다.
그냥 여기는 이런 분위기의 커피숍이구나 하며 바로 그런 분위기에 적응하고 동조한다.
그러니까 여기는 하나의 미니여행지가 된것이다.
내가 사는 곳을 벗어나 크고작은 번뇌에서 잠시나마 도망칠수 있는 그런 공간.
일부러 먼곳에서 올 정도의 커피숍은 아니다.
하지만 이 곳에서 사는 사람들이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서 머리를 비울수 있는 소중한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는것만으로도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을것 같다.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치밀함이 부족하여 망작이 되어버린 스물다섯스물하나 (0) | 2022.04.22 |
---|---|
단골고기집 사장님의 하소연 (0) | 2022.02.07 |
노인과 바다 (0) | 2021.08.19 |
Routinery 앱 사용리뷰 (0) | 2021.08.18 |
좋*** 커피숍에 대한 마케터 생각 (0) | 2021.06.30 |
댓글